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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4/08/18 | 글쓴이 junio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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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12]오호선 동화작가, 이야기와 아이들을 만나게 해주는 하늘나무

“우리 아이들에게 혹부리영감이야기 해줄까?”라고 물으면 “헐랭이 헐랭이 놀이하는 혹부리영감 이야기 해줘요”라고 말한다. 10번을 물어도 10번 같은 대답이다. “헐랭이 헐랭이”라는 말놀이와 옛이야기가 결합해 옛이야기를 들으면서 신나게 놀아볼 수 있어서 더 재미있는지~. 헐랭이 헐랭이 놀이하는 혹부리영감 이야기는 오호선 작가의 <호랭이 꼬랭이 말놀이>에 나온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이들과 이야기로 소통하며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는 오호선작가를 만나 요즘 사는 이야기랑 작품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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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무엇을 하며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뒹굴뒹굴 총각이 꼰 새끼서발>, <혹부리영감과 도깨비>이후 <도깨비가 데려간 세딸>이 최근에 출판 되었고요. 8월에 <조마구>가 출판될 예정이에요. 책 작업 이외에는 세월호 관련 집회에 참여하고 어린이도서연구회 연구실활동을 하고 있어요. 특히 어린이도서연구회연구실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어린이도서연구회는 일반적인 비평하고 다르게 대중적이고 실천적인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예요.

어린이 책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실천 작업을 하죠. 어린이를 위한 책읽어주기와 어린이 책을 읽고 토론하고 연구하는 활동을 해요. 저는 연구실에서 토론회와 글쓰기 그리고 어린이를 위한 책 문화 활동을 대중화시키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연구실에서 하는 중요한 활동 중 하나가 우리 옛이야기를 들려주기예요. 옛이야기는 사람과 사람의 소통 기본으로 하는 방식이잖아요. 따라서 말로 옛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사라진 우리의 사랑방문화를 복원해보자는 취지로 시작을 했어요.

몇 년 전에 <옛날 옛적 갓날 갓적>이라는 옛이야기 구연본을 출간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회원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모아서 자료집 만들고 있어요. 이 자료집을 보고 누구나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우리 회원들이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하면서 들려준 옛이야기 재미있겠죠? 우리 회 자료집으로 출간하고 판매할 예정이에요.

선생님께서 작가로서 책 작업 말고도 어린이도서연구회 연구실활동도 하시고 강사활동도 하시잖아요. 틈나시는 대로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도 들려주시고 책읽어주기 활동도 하시며 어린이 책 문화 운동을 오랫동안 해 오신 걸로 아는데 어린이도서연구회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20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이런저런 일을 전전하다 그만두고 쉬면서 나에게 맞는 일을 찾고 있는 어중이었어요. 어느 날 서점에 갔다가 <재미있는 동화 어떻게 할까?>라는 자료집을 보고 어린이 책을 일고 이야기 나누는 모임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죠. 참 재미있겠다 싶어 자료집을 보고 연락을 하고 모임에 나갔어요.

그때는 어린이도서연구회가 서대문에 조그만 사무실에 있었고 회원들도 얼마 없었어요.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1400917752283[1]30대 때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시작하셨다면 결혼 전이셨잖아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동화운동의 시작부터 함께하셨다고 볼 수 있겠군요.

그건 아니에요. 이미 선배들이 모여서 시작을 하고 있었어요. 그 당시 아이들이 읽을 만한 단행본들이 많지 않았어요. 척박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읽을 만한 단행본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인식에서 시작을 했어요. 그때는 회원들이 서울에만 있었고 30~4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전국에 퍼져있고 4천 명 정도 됩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하시면서 활동 속에서 어린이문학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 하셨는데 자세히 이야기해주세요.

-작품작업에만 전념하는 작가 분들도 많잖아요. 작품작업에만 몰입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책이라는 것은 나 혼자만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야기를 나누듯이 책을 읽고 함께 나누고 즐기면서 사회 속에서 나를 인식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바탕으로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나를 인식하는 활동이나 책을 매개로 아이들을 만나는 활동이 제게는 작품 활동의 자양분이 돼요.

활동이 내가 좋은 글을 쓰는데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꾸준히 아이들을 만나고 아이들에게 책읽어주기 활동을 하고 글을 쓰죠.

l9788955821505[1]글은 언제부터 쓰셨나요?

처음 어린이도서연구회를 시작할 때부터 글을 쓰고자하는 욕망이 있었어요. 어릴 때 시골학교에 다녔는데 글짓기 반 선생님이 계셨어요. 어느 날 저를 보고 “글쓰기를 좋아하는구나. 나중에 어른이 되어 글을 쓰고 싶다면 어린이 책을 쓰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 후 자라면서 선생님의 그 말이 마음에 남더라고요.

대학교 졸업 후 이런저런 일을 전전하다 쉬는 동안 내게 맞는 일을 찾을 때도 그 생각을 했어요. 그 뒤 어린이도서연구회에 들어가 활동하면서도 그 생각을 했죠. 처음에는 활동하면서 그 생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활동만 열심히 했어요. 10년 동안 활동만하다 편집부 일을 맡아서 하는데 출판 기획 쪽으로 일을 하던 김중철 선생님께서 글을 써서 한번 가져와 보라고 했어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모출판사에서 나온 옛이야기전집에 들어가는 책 작업을 했죠. 그때 처음 제 이름을 달고 책이 나왔어요. <반쪽이>, <토끼와 자라>. 몇 년이 흘러 40살이 다 되어서야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다시 커졌어요. 그 즈음 작업한 책이 <호랭이 꼬랭이 말놀이>에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만 가지고 풀어내지 못 한 채 아무나 작가가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에 오랜 세월을 지냈어요.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망설이다 보낸 시간이 길어 후회해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순간 미리 시작을 했어야 했는데~ 실패하더라도 말이죠.

오랫동안 선망만 가지고 늦게 시작하다보니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요. 휴먼북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먼저 해 보라고 이야기해요. 오랜 선망만 가지고 지낸 세월이 아까워 후회하는 제 자신이 보여서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만으로도 귀하고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꼭 해요.

 

선생님께서 어린이문학 혹은 이야기의 즐거움을 이야기하실 때 눈빛이 빛나고 행복해 보이세요. 지금까지 선생님이 한눈팔지 않고 이 일을 하게한 원동력이 된 어린이 문학의 힘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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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부모니들은 어린이 책을 지식정보위주 책 혹은 학습을 위한 도구로 잘못 인식하고 있어요. 그리고 어린이문학이나 이야기를 아주 어릴 때나 즐기는 것으로 알고 있어 불만스러워요. 저는 지금도 아이들을 만나면 책을 읽어주고 책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책은 동화, 옛이야기, 그림책 등 어린이문학이에요.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때 아이들은 행복해하죠.

자꾸 또 들려달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돼요. 아이들은 슬픈 이야기는 슬픈 대로 듣고 싶어 하거든요. 문학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것인 무엇이기에 아이들은 이야기를 원하고 저도 이야기에 계속 끌려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지금까지 만나왔고 만나고 있는 아이들은 그룹홈 이나 공부방 등에서 생활하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부모의 돌봄이나 사랑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아이들이예요. 그 아이들을 꾸준히 만나 책을 읽어주고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처한 상황이나 문제나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생각해요.

그런데 아이들이 내가 가져간 이야기를 기다리고 이야기를 듣고 자기 현실을 넘어선 세계를 꿈꾸고 그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 힘을 키워나가는 것을 보며 놀라웠고요. 그것이 문학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 아이가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기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상처를 드러낼 때 문학의 힘은 참으로 놀라운 이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이 이야기에 매료되어 스스로 원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거든요. 엄마, 아빠에게 받은 상처, 두려운 이야기, 나쁜 행동에 대한 이야기나 숨기고 싶은 이야기도 제가 가져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자연스럽게 드러낼 때 그것만으로도 그 아이들이 변할 때 문학의 힘에 대해 생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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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아이들이들도 좋은 어린이 문학 즉 이야기를 만나면 행복해 해요. 보통아이들도 삶이 팍팍하잖아요. 쉴 틈이 없이 학교와 학원을 수레바퀴 돌듯이 돌고 그 사이에 틈을 내어 책까지 읽으라고 강요당하고 있잖아요. 저는 아이들에게 현실은 폭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안타까워요. 보통의 아이들에게도 좋은 문학을 읽어주면 아이들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는 계기가 된다고 믿어요.

어린이문학 장르 중 특별히 옛이야기작업을 주로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으세요?

-저는 옛이야기는 어린이 문학 장르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특이 아이들은 옛이야기에 열광을 하죠. 아이들을 만나다보면 동화나 동시 혹은 그림책보다도 옛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옛이야기는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면서 마음에서 마음으로 성장을 통해 완성된 장르예요.

형식적으로든 내용적으로든 완벽한 문학 장르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옛이야기가 소중하고 그것을 되도록 많은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잘 쓰고 싶어요. 그래서 좋은 이야기를 대를 이어 아이들에게서 아이들로, 사람들에게서 사람들로 이어질 수 있는 매개역할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활동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세요.

-책 작업으로 그동안 옛이야기그림책작업위주로 계속 해왔어요. 그런데 옛이야기가 가진 특성상 그림책이란 틀에 담는 데에 한계가 있어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기에 그 틀을 벗어난 작업을 하고 싶어요. 옛이야기하고 지금 우리 아이들이 가진 현실을 결합한 작업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능력이 되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이야기도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어린이도서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문학의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그 동안 대중과 만나는 작업은 강의정도였는데 능력이 되면 더 많은 대중들과 만나 특히 학부모님들과 만나 그 분들이 어린이문학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인식의 틀을 깨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어린이문학을 통해 살면서 평생 책을 즐길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하고 싶어요.

20140813_153232 살면서 힘이 되었던 책이나 옛이야기가 있으세요?

-어린이문학으로는 <작은 책방>이요. 훌륭한 이야기예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책이죠. 한때 이 책에 빠져 있었는데 그때는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진다면 이 책을 꼭 들고 가고 싶었어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야 별로 좋아하는 책이 많잖아요. 저도 분야별로 많아요. 그런데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독자들이 좋은 책을 읽고 읽어주는 계층이 열악하다는 거예요. 개인적인 독서를 선호하고 공통된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고 책을 누군가에게 읽어주는 나누는 활동을 선호하지 않아요.

<안데르센>도 좋아해요. 어린이들용 에니메이션으로 읽거나 다이제스트판으로 읽고 있는데 완역본을 읽어보면 작품의 진가를 알 수 있어요. 엘리너 파전작품처럼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에요. 언어의 맛까지 느끼면서 읽으려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해요.

저는 공부방아이들을 만나면 ‘소년 한길사’에서 나온 완역본 책을 읽어주고 강의에 가서도 학부모님께 읽어주는데 안타깝게도 절판됐어요. 이게 우리 출판계현실이다. 좋은 책은 잘 안 팔려요. 그래서 절판되어 안타까워요. 딸아이가 고2인데 읽으면 행복해지는 책을 골라 달라하기에 좋은 책은 절판되어 읽어볼 기회가 없다고 농담해요.부모님들이 열심히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책을 아이들에게 사주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외에도 아놀드 로벨의 <개구리와 두꺼비>, 필리파피어스의 <학교에 간 사자>,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등, 추코프스키의 <의사 아이볼리트>, 옛이야 작품등도 좋아해요. 옛이야기그림책으로 일본작품 <수호의 하얀말>, <두루미아내>등도 좋아해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백년간의 고독>,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등도 좋아해요.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기존의 문학의 틀을 깨지게 하죠. 어린이 문학을 고민하는데 도움이 돼요. 문학이라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 책을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어린이문학을 읽을 때 소리 내어 읽기를 바라죠. 그래야 자신의 감각을 통해 경험할 수 있거든요. 어른들도 소리 내어 읽어보고 아이들에게 읽어주었으면 좋겠어요. 한번 읽었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읽어보는 것도 중요해요.

좋은 책은 읽을 때마다 다르거든요. 요즘 학부모님들은 어린이들에게 많은 것을 권하고 한번 읽고 나면 다 알거라고 생각해요. 하나의 좋은 이야기는 여러 번 읽었을 때 그 이야기의 깊이를 알고 즐길 수 있는데 말이죠. 이야기를 진정으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해요. 문학작품을 읽을 때 여러 번 읽을 수 있도록 배려주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문학 즉 이야기는 연령대를 아우르고 공독 할 수 있는 공동체문학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20년 동안 쉬지 않고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고르고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아이들이 이야기를 어떻게 즐기는지 기록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장인의 작업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왜 아이들이 오호선작가의 책을 좋아하는지, 오호선작가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에 왜 열광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좀 더 많은 아이들이 오호선작가의 작품을 만나고 이야기를 즐기길 기대해 본다.

나우온 ⓒ 신순화 취재기자

<편집자주>하늘나무는 우리 신화이야기에 나오는 나무로 ‘신단수’라고도 하는데,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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